일본 후쿠오카 여행-쿠로가와 료칸 <오야도 하나보우> 방문기
안녕하세요~
오늘은 제가 후쿠오카 여행 시에 묵었던, 정말 정말 만족스러운 료칸 <오야도 하나보우>에 대해 적어보려고 합니다.
사실 이번 후쿠오카 여행의 목적은 '겨울에 일본 료칸에서 온천 즐기기'였어요.
때문에 처음 예약할 때부터 어느 료칸에 가느냐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였죠!
저는 개인적으로 가족탕, 대욕탕보다는 개인 노천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대욕탕은 모르는 사람들이랑 같이 이용해야 하고, 가족탕은 온천 즐길 때 시간 제한이 있는 게 좀 싫었거든요. 좀 더 여유롭게 하고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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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개인 노천탕이 있는 료칸이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가 않았어요. 있으면 어마어마하게 가격이 비싸고 :-(
열심히 검색을 한 끝에 결정한 곳이! 바로 쿠로가와의 '오야도 하나보우' 료칸이에요.
이 곳의 장점이자 단점은 쿠로가와 마을과 꽤 멀리 떨어져 있다는 점이에요. (3km 정도)
마을과 떨어진 산 속에 있기 때문에 좀 더 조용하고 여유로운 느낌이 있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렌트카가 없는 경우 찾아가기 어렵다는 것이 단점이었지요. 송영 서비스도 운영하지 않고요.
저희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이 부분이 참 고민되었습니다만, 개인 노천 바위탕이 너무나 끌렸기에
걸어서라도 가자!!! 까짓꺼 3km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예약을 진행했습니다!
두구두구두구~~!!!!!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가격이 좀 비싸긴 했지만! 예전부터 료칸이 너무나 궁금했기에! 기왕 가는 거 제대로! 라는 생각으로 질렀습니다.
저는 성수기에 갔기 때문에 좀 많이 비쌌고 여름이나 가을엔 20~30만원 선인 것 같았어요.
개인 바위 노천탕이 있는 B타입(야마모미지)으로 선택했고, 석식은 스테이크로 골랐습니다. (이렇게 두 개 선택하면 가격이 마구 모르는 거랍니다. 좀 더 저렴한 방도 있어요.)
석식은 스테이크, 샤브샤브 중에 선택지가 있었는데 야끼니꾸가 먹고 싶었기에 스테이크를 선택했어요.
하카타 버스 터미널에서 10시 30분 출발 → 쿠로가와에 1시 30분 도착
쿠로가와 마을에서 밥 먹고 구경하고 사진 찍고 놀다가 4시쯤에 카제노야로 가서
택시를 불러주실 수 있냐고 여쭤봤더니! 바로 불러주셨습니다!!!! 예헤~~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 바로 해결됐어요.
'택시 불러주실 수 있습니까' 일본어로 열심히 연습해갔는데 카제노야 직원분 나보다 영어 더 잘 하심.....ㅎㅎㅎ
(쿠로가와 마을 방문기는 http://bona-archive.tistory.com/100 이 글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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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5분~10분 정도 기다리니 택시 기사님이 오셔서 "Hanabou"라고 적힌 종이를 드시더라고요.
곧장 타고 오야도 하나보우로 향했습니다.
3km 우습게 생각했는데 택시 타고 가다보니 정말 멀더군요. 길도 인도가 따로 없고 차도만 있어서 걸어가기엔 정말 위험해보였어요.
구불구불 오르막 내리막이 계속 있고요. 택시 탈 수 있어서 다행이야....★
택시 요금은 1280엔 정도 나왔던 것 같아요. 택시가 도착하면 안에서 직원분이 나오셔서 짐을 들고 체크인 장소로 데리고 가줍니다.
(카제노야-택시기사-료칸이 잘 연계 돼있는 것 같아요.)
료칸 입구에 주차를 하는 공간이 있고, 여기서부터 길을 따라 하나보우 료칸이 시작돼요.
료칸 자체가 하나의 작은 시골마을 같은 느낌을 줬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펜션 타운 같은 느낌!
안에 산책도 할 수 있고 물도 흐르고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자연 속에서의 편안한 휴식을 할 수 있는 공간이었답니다.
여기가 체크인 장소이자 식사를 하는 곳에요. 체크인 시 저녁 먹는 시간을 선택하고(18:00 / 18:30 중 선택)
조식 시간, 온천 이용 시간에 대한 안내를 받은 뒤 저희가 묵을 방으로 안내를 해주신답니다.
참고로 사진에서 왼쪽에 있는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대욕장과 가족탕이 있습니다.
입구에 있는 장식이 예뻐서 찍어봤어요. :^)
저희가 묵은 '야마모미지' 룸입니다. 이렇게 한 채를 저희가 다 이용하는 거랍니다. 양 옆으로 다른 방 건물들도 나란히 있었어요.
직원분이 같이 가셔서 방 안내를 해주시고 노천탕 이용방법도 친절하게 알려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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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방 사진을 하나씩 보여드릴게요~
입구로 들어오면 이렇게 신발 벗는 공간이 있고, 다다미 방이 시작됩니다.
입구에서 서서 안을 봤을 때 왼쪽이 거실, 오른쪽이 화장실과 노천탕이 있는 공간이에요.
신발 놓는 곳에 게다가 놓여있어서 유카타로 갈아입고선 게다를 신고 다녔습니다.
거실 가운데에는 이렇게 코타츠가!
여기 들어가니까 진짜 몸이 녹아요 녹아아아아
완전 따뜻하게 딱 준비를 다 해놨더라고요. 러그도 부들부들해서, 온천하고 난 뒤에 나른할 때 여기 누워서 그대로 기절했어요.
코타츠를 하나 사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ㅋㅋㅋ
거실 한 켠 장롱에는 이렇게 유카타와 대욕장에 갈 때 쓸 어매니티들이 준비되어 있고요.
(파우치 안에 수건과 세면도구가 들어있어서 파우치만 들고 대욕장에 가면 됩니다.)
작은 냉장고와 커피포트, 캡슐커피 머신이 있었어요.
커피 포트 뒤에 있는 나무 찬장 안에 캡슐커피와 컵 등이 있으니 자유롭게 꺼내먹으면 됩니다.
냉장고 안에는 물이 들어있어요.
텔레비전과 전화기도 놓여있습니다.
프론트에 전화하고 싶으면 6번을 누르라고 알려주셨어요.
거실과 연결된 문을 통하면 이렇게 침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사실 입구쪽 문이랑도 통하긴 해요.)
이불 진짜 푹신하고 포근해서 좋았어요오~!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이렇게 세면대, 파우더룸이 있고 화장실이 있어요.
그리고 사진에 보이는 문을 열고 들어가면 노천탕이 있답니다.
바위 노천탕이에요. 바위 위에서 뜨거운 물이 계속 쫄쫄쫄 흘러내린답니다. 2~3명 정도 들어갈 수 있는 크기였습니다.
옆에는 샤워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또 물 온도를 조절할 수 있게 찬 물이 나오는 호스도 준비돼있어요.
물 윗쪽이 온도가 더 뜨겁기 때문에 옆에 있는 나무 막대 같은 걸로 물 안을 휘저어 줘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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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 노천탕은 정말이지...... 돈이 전혀 아깝지 않은! 만족감을 주었습니다.
제가 원할 땐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고, 밤에 되어도 물이 계속 나오기 때문에 마감시간 제약도 없고요!
가족탕 사용을 위해 다른 손님들이랑 눈치 싸움 안 해도 되서 좋았어요.
물은 뜨끈뜨끈~하고 또 문만 열면 바로 숙소니까 필요한 거 있으면 꺼내오고, 발만 담근 채로 수다를 떨기도 하고요.
완전 힐링 그 자체였네요★ 암, 이런 게 행복이지 ^_^
방 구경도 다 했으니, 유카타로 갈아입고 료칸 산책에 나섰습니다.
총총
날이 추워서 안에 레깅스 입었는데 좀 그렇네요. ㅋㅋㅋ
료칸 옆으로는 이렇게 냇가가 있어 물이 흐르고 있었어요.
물소리가 들려오니까 정말 개운하고 기분이 좋더라구요!
대욕장과 가족탕을 이용하지는 않았지만, 괜히 그 쪽으로 가서 기웃거려보기도 했습니다.
프론트 옆 계단으로 쭈욱 내려오면 이렇게 탕들이 있답니다.
이렇게 간단히 물, 음료, 맥주를 뽑아마실 수 있는 자판기도 있었어요.
물이랑 맥주 없을까봐 쿠로가와 마을에서 미리 사갔는데 자판기가 있는줄 알았으면 그냥 여기서 뽑아마실걸 그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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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산책을 마치고 방으로 와서 저녁까지 시간이 남길래 온천을 한번 했어요.
물이 뜨끈뜨끈하고 공기는 찹찹하고~ 정말 최고였어요!
그리고선 저희가 선택한 석식시간 저녁 6시 30분에 맞춰서 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자리에 이렇게 딱 세팅이 되어있었어요. 작은 그릇에 반찬들과 야끼니꾸를 위한 소고기, 그리고 말고기 육회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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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방에서 식사하는 게 아니라 따로 식사장소까지 가야하는게 좀 귀찮다고 생각은 했었는데요,
다른 사람들이랑 같은 공간에서 먹는 게 아니라 각 방마다 배정된 식사 공간이 따로 있어서 그런 부분은 편하고 좋았어요.
신발을 벗고 들어가면 어느 방인지 방이름을 직원 분이 물어보시거든요.
저희 방 '야마모미지'라고 대답하면 식사 룸 중에 '야마모미지' 룸으로 안내를 해주세요. 신발도 야마모미지 칸이 따로 있어서 넣어주시고요.
석식도 여기에서 먹고 조식도 여기에서 먹었습니다.
식사 공간까지 가는 건 귀찮았지만 이렇게 독립된 공간에서 따로 먹을 수 있는 건 좋았어요!
사실 반찬이 그렇게 맛있지는 않았고
아 그냥 일본 반찬은 이런건가, 하면서 먹었습니다. 음 이런 맛이구나 음음.
아랫사진은 말고기 사시미인데 양파와 생강을 곁들어 간장에 찍어먹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이때 회랑 랍스터 먹고 식중독 걸려서 고생을 한 지 얼마 안 된 때라 그냥 사시미는 구워서 먹었습니다.
(참고로 구워서 먹으면 질기고 맛없어요...)
저희가 선택한 가이세키의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와규!입니다.
홈페이지엔 스테이크라고 돼있지만 소고기 야끼니꾸로 먹는 거랍니다.
남친은 스테이크가 정말 칼로 썰어먹는 고기 나오는건줄 알고 저보고 료칸까지 가서 왜 스테이크 먹냐 그랬거든요^^;
그래서 샤브샤브 먹자고 그랬었는데 다른 분들 리뷰 보여주니까 그제서야 아하! 하더라고요.
이 리뷰를 보시는 분들을 위해 친절하게 적어달라고 했어요. 스테이크=소고기 야끼니꾸입니다!
이렇게 개인화로에 소고기도 올리고~ 버섯도 올리고~ 단호박도 올려서 구워먹으면 됩니다.
소금이랑 간장, 와사비가 준비되어 있어요.
크~ 소고기 딱 봐도 쫄깃하면서도 부드럽고 육즙 가득해 보이지요?
밥 위에 올려 소고기 초밥으로도 한 점~♥
고기가 많아야 4~5점 정도 될 줄 알았는데 1인당 8점이라 생각보다는 많았어요. 굿굿!
밥도 진짜 찰지고 맛있었어요. 밥은 '오카와리'라고 설명해주셨는데 저희가 못 알아들었거든요.
나중에 검색해보니 리필된다는 뜻...... 아 더 먹을걸!
생맥주도 두 잔 추가로 주문해서 구성지게 먹었습니다.
아..... 이런 게 행복이지요. 암^-^♥
맥주는 한잔에 6백엔인가 7백엔이었는데 다음날 체크아웃할 때 계산하면 됩니다. (저희는 현금 냈어요)
자연인처럼 먹을 수 있는 생선구이도 등장.
비늘 부분이 짜고 비렸는데 뜯어내고 먹으니까 생선살이 정말 세상 부드러웠어요!
순서대로 식사를 하고 있으면 직원분이 계속 오셔서 다 먹은 그릇 치워가시고, 또 다른 음식 가져다 주시고 한답니다.
미소시루도 있고, 달걀찜도 있고 이것 저것 계속 추가로 나왔어요.
마지막 디저트입니다.
크레이프 케이크와 사과, 귤이 나왔어요. 생각보다 소박해서 살짝 실망하고 있었는데 세상에 저 크레이프 케잌이 진짜 부드럽고 촉촉하고 맛있었어요!
귤 한 조각 올려서 케잌이랑 같이 먹었더니 잘 어울렸어요.
식당에 있던 귀여운 강아지 장식 :3
이렇게 두 시간 정도 식사를 마치고, 방에 가서 코타츠에 잠시 몸을 뉘어 쉰 다음에 온천을 즐겼습니다.
대욕장과 가족탕은 밤 10시 30분이 되면 이용을 할 수가 없는데
개인 노천탕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족욕하면서 수다도 떨고 맥주 마시고~
저도 오랜만에 땀을 빼면서 혈액순환이 되어서 기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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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서는 간단히 온천 한번 더 하고~
산책도 한 다음에 조식 시간 8시에 맞춰서 식당에 갔습니다.
전날 밤과 마찬가지로 야마모미지 방으로 안내를 받았어요.
이렇게 식사가 세팅되어 있습니다.
소박하지만 정성이 가득한 반찬들, 녹즙 음료와 요거트, 우유 푸딩이 있어요.
그리고 연어구이가 같이 나온답니다.
공기밥과 함께 다고지루도 가져다 주십니다.
밀가루면, 우엉, 버섯 등이 들어간 맑은 미소된장 국이에요. 아침식사와 함께 먹기에 딱 좋은 국이었어요.
공기밥은 이번에도 오카와리였으나 그냥 한 공기만 먹었습니다.....ㅠㅠ 밥 진짜 맛있었는데 아쉽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반찬들이 대체로 건강한 맛이라, '이거 진짜 맛있다!'라고 땡기는 반찬은 없었구요
명란이 많이 짜지 않고 특유의 향이 잘 나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조식이 입맛에 잘 맞지는 않았지만 반찬 구성이 너무 아기자기하고 귀엽게 나와서 먹는 재미가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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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식을 먹고 아주 아주 간단히 온천을 한번 더 한 뒤에! (개인탕이니까 부지런히 해야죠^^ㅎㅎ)
방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10시에 체크아웃을 했습니다.
직원분께 택시를 불러달라고 요청해서 5분 정도 기다린 뒤에 택시를 타고 쿠로가와 온천마을 카제노야까지 갈 수 있었어요.
택시 기사님께서 버스 정류장으로 갈지, 카제노야로 갈지 여쭤보시길래 카제노야로 가달라고 했어요. 택시비는 1200엔 정도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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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야도 하나보우 료칸은 마을에서 좀 떨어져있다는 것 말고는 모든 것이 완벽했어요. 그리고 택시를 이용할 수 있어서 그마저도 별 문제가 되지 않았고요.
사실 '겨울에 일본 료칸에서 온천 즐기기'는 2~3년 전부터 생각해왔던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거든요.
뭔가 그 때 생각했었던 로망을 이루고 올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일본에 가서 료칸을 즐기고 싶다! 제대로 된 온천여행을 하고 싶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다들 즐거운 후쿠오카 여행 되시길 바랄게요.
그럼 전 이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