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포동 평양냉면 맛집 <부부냉면> 후기

안녕하세요. 여름이 되면 생각나는 음식이 바로 냉면이라고 할 수 있지요.

사실 냉면 중에서도 좀 생소하게 느껴지는 것이 바로 평양냉면인데요, 부산에 내려와 지내면서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바로 평양냉면집이 많지 않다는 것이었어요. 부산은 주로 밀면을 파는 가게가 많지요.

한때 남북정상회담의 여파로 평양냉면 열풍이 불기도 했는데, 부산에는 딱히 갈만한 평양냉면 집이 없었습니다. 서울에는 유명한 평양냉면집이 많은데 말이에요.

평냉평냉거리면서 아쉬워하는 저를 위해 친구가 추천해준 집이 있었는데, 오늘에서야 다녀와봤습니다.

바로 남포동(보수동) 국제시장 부근에 위치한 <부부냉면>입니다.

1시 50분쯤 갔더니 가게 안은 한산했습니다.

테이블이 4개 정도인 자그만 동네 식당이랍니다.

주로 어르신들이 많이 앉아서 식사를 하시고 있었어요.

위치는 부평 깡통시장 근처 골목에 있어요. 남포동과도 좀 거리가 있죠.

국제시장, 깡통시장 구경하고선 식사하기 좋은 위치입니다.

골목 안에 있어서 찾아가기는 좀 힘들었어요. 지하철을 이용하신다면 부산 지하철 1호선 자갈치역에서 내려 10분 정도 걸어서 가야하는 위치이고, 버스를 이용한다면 부평시장 정류장이나 서구청에서 내려서 걸어가야 해요.

부부냉면의 메뉴로는 평양식 물냉면, 함흥식 비빔냉면이 있고 만두국, 어북쟁반, 맛보기 수육 등이 있었습니다.

가격이 서울에서 파는 평양냉면과 비교하면 꽤 저렴한 편이죠!

평양식냉면은 물냉면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고, 면은 메밀과 고구마를 섞어서 쓴다고 해요. 함흥식 냉면은 비빔으로만 나오고, 면은 고구마 100% 면이라고 합니다.

사리 추가도 3000원에 가능합니다. 부산에서는 잘 끊어지는 밀가루 면만 먹다가 고구마면을 먹었을 때 잘 끊기지 않아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네요.

부부냉면의 영업시간은 오전 10시 30분~ 오후 8시

휴무는 1, 3주 화요일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2명이서 평양냉면(물), 함흥냉면(비빔), 손만두 6개, 맛보기 수육을 시켰어요.

너무 많이 시켰나 싶었지만 남김없이 다 먹고 나왔습니다.

부부냉면의 수제만두입니다. 만두 6개 중 4개 먹었을 때에서야 생각이 나서 사진을 찍었어요. 그래서 만두가 두 개 뿐이네요.

두부와 숙주가 들어간 이북식 만두입니다.

원래 먹던 이북식 만두보다는 간이 된 편이지만 슴슴하니 맛있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만두 생각하시고 시키면 조금 싱거울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만두 찍어먹으라고 간장을 주셨습니다.

맛보기 수육입니다. (10,000원)

소고기 수육을 파와 같이 기름장에 찍어먹었습니다. 기름장엔 겨자소스도 조금 넣었구요.

잘 익은 파가 달큰하니 맛있었습니다.

고기도 부드럽고 간이 세지 않아서 먹기에 딱 좋았답니다.

사실 저는 딱 고기만 삶아져 나오는 수육을 생각했는데 이렇게 파랑 같이 먹는 것도 진짜 별미였어요.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다른 날에 또 수육 먹으러 간 적이 있는데 사람이 많거나 바쁘면 이 메뉴는 안 해주시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그냥 나온 적도 있었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다시 먹어보고 싶습니다.

제가 시킨 평양냉면입니다. 제 생각보다 살짝 육향이 덜 나긴 하지만 깔끔하니 좋았습니다.

여기는 배와 절인오이를 넣어주는데 달콤짧쪼롬한 게 냉면이랑 잘 어울렸습니다.

오이향이 지나치게 냉면 맛을 해치지도 않고, 오도독 씹는맛이 있었습니다.

다만 깨 맛이 전체적으로 산뜻한 냉면의 맛과 조금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 부산에서 평양냉면이 먹고 싶으면 여기에 가려고 합니다.

진짜 깔끔하고 편안하게, 배불리 잘 먹고 나왔습니다.

 

부산에서 시원하고 깔끔한 냉면 찾으시는 분들께도 추천해봅니다.

하지만 원래 부산에서 많이 파는 밀면을 생각하고 가시면 많이 실망하실 수도 있어요.

평양냉면은 맑고 슴슴한 맛이 특징이라 부산사람에게는 또 싱겁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번쯤 평양냉면을 먹어보고 싶다고 생각이 드신다면 드셔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