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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드디어! 부산에 착륙한 마라샹궈/마라탕 체인점 "라공방"에 다녀온 후기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최근 '마라'라는 키워드로 사천요리가 한국 내에서 인기를 끌게 되면서, 서울에는 여러 프랜차이즈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부산에도 사천요리 식당이 몇 군데 있긴 하지만, 제대로 하는 곳이 그리 많지 않은 데다가(저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서울에서 편하게 즐기던 방식의 프랜차이즈는 아직 찾을 수 없었어요. 이를테면 뷔페식으로 재료를 직접 골라담아 무게를 잰 뒤 조리해주는 방식이요. 부담없이 편하게 먹을 수 있어서 좋아하는데 말이죠.
진심으로 '내가 차리고 싶다...' 고민하던 차에, 부민동 동아대 캠퍼스 앞에 라공방이 생겼어요!
7월 말쯤에 오픈을 했다고 하는데 저는 최근에 알게되어 바로 달려가서 먹어보았습니다!
위치는 동아대학교 부민 캠퍼스 앞 골목에 있고, 캠퍼스 건물에서 큰 길을 건너야 합니다.
저는 보수동 근처에서 걸어서 갔습니다. 국제시장 골목에서 걸어서 갔더니 대략 15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어요.
살짝 허름한 건물 1층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가게 옆에는 간판 가게가 있네요.
주변에 식당들이 별로 없어서 괜히 분위기가 휑한 편이에요. 동아대 부민캠퍼스의 카페와 식당들은 대부분 큰 길가에 위치해있어서, 마지막 골목이라고 할 수 있는 여기까지는 식당을 없답니다. 있어도 앞쪽에 배달하는 본죽/본도시락 정도가 있었어요.
좀 더 활기찬 분위기라면 좋았겠지만 저는 여기에 분위기를 즐기러 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맛만 있으면 뭐든 상관 없습니다. :P
그리고 갈 때마다 학생들이 많이 앉아있는 걸로 봐서는 장사가 꽤 잘 되고 있었어요.
라공방의 간판에서는 "마라탕 꿔바로우 전문점"임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면 마라샹궈를 훨씬 좋아하는 저는 좀 서운합니다. 마라샹궈 전문점은 왜 많지 않은 거죠. ㅠㅠ
라공방의 메뉴판입니다.
마라샹궈와 마라탕 둘 다 재료를 선택한 뒤 무게를 재서 가격을 내는 방식이고, 고기는 따로 주문을 해야합니다.
이외에 꿔바로우와 주류, 차가 있네요. 꼬치는 마라탕이나 마라샹궈에 재료로 들어가는 꼬치가 1개에 1000원인 것입니다.
메뉴판을 보고 느낀 점은 1. 채소와 육류 시세에 따른 가격 변동이 없다? 2. 마라샹궈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너무 비싸게 책정된다. 정도입니다.
나름 이곳 저곳에서 마라샹궈와 마라탕을 먹어봤지만 이렇게까지 두 메뉴의 가격차이가 나는 곳은 처음이었어요. 왜 그런지 궁금하네요. 소스랑 화자오가 많이 들어가고 일일이 다 볶아줘야 해서 그런가봐요. 그래도 2배 차이는 좀 슬프네요.ㅠㅠ
(이쯤에서 다시 한번 서러운 마라샹궈파입니다...)
그리고 대체로 그날그날 시세에 따라 채소와 육류의 경우 가격 변동이 있는데 여기는 마라탕 1500원, 마라샹궈 3000원으로 고정된 것도 특징이었습니다. 채소값 고기값 올라도 그대로일거니까 이득일지도?
여튼 제가 라공방은 처음 가본 거라서 생소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겠습니다.
내부모습은 깔끔한 분식집 같은 모습입니다.
가게가 그리 크지 않고 학생들이 와서 먹기에 부담없는 분위기입니다.
한쪽 벽면에는 마라탕과 마라샹궈 먹는 법에 대해 설명이 적혀있습니다.
1. 스테인볼과 집게를 들어주세요.
2. 원하시는 각종 재료를 골고루 담아주세요.
3. 마라탕 or 샹궈(볶음)을 정해주세요.
4. 맵기 단계를 선택해서 말씀해주세요.
5. 저울에 무게를 달고 자리에서 기다리시면 됩니다.
그리고 매운 단계는 보통, 보통매운맛, 매운맛, 아주매운맛 총 4단계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고기추가는 저울에 무게를 달면서 말씀드리면 됩니다.
그럼 어떤 재료들이 있는지 한번 볼까요!
재료들은 총 4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일 밑에 부죽과 각종 면 종류, 숙주가 있습니다. 두번째 칸에는 어묵 3종류와 유부, 목이버섯, 표고버섯, 감자, 청경채 등이 있습니다.
밑에서 세번째 칸에는 소세지와 새우, 메추리알(꼬챙이), 치즈떡, 수제비, 단호박, 느타리버섯, 송이버섯, 애호박, 배추가 있습니다.
제일 윗 칸에는 배추, 청경채, 양배추, 고수, 우동사리면이 있답니다.
가게에 들어가서 곧장 오른편에 있는 스텐 볼과 집게를 잡아서 원하시는 대로 담으면 됩니다.
라공방에서 눈이 갔던건 꼬챙이에 꽂혀있는 재료들이었습니다.
처음엔 '촨촨 같은 느낌인건가' 싶었는데, 꼬챙이 1개에 1000원인데다가 원래 가던 곳에서는 그냥 주걱으로 막 퍼담던 재료들이라 그런지 살짝 부담스럽게 느껴졌어요.
새우도 한 국자 가득 퍼담고 그랬는데 여긴 새우 1마리가 1000원 꼬챙이에 끼워져있었습니다. (라공방 새우 크기가 아주 살짝 더 크긴 합니다.)
편하게 마구 퍼담아서 먹다가 한 꼬챙이에 천원이라고 생각하고 담자니 조금 소심해졌어요. ㅋㅋㅋ
저는 최종적으로 메추리알과 어묵 꼬챙이를 몇개 담았는데, 메추리알은 볶는 과정에서 다 으깨져서 형체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런 점이 조금 아쉽네요.
마라샹궈를 시켜먹는 입장에서 가격이 마라탕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비싸고, 꼬챙이에 꽂혀있는 재료들이 꽤 있는데다가, 물에 담겨있거나 얼려진 재료들을 보면서 잘못하면 가격 폭탄 맞겠다는 위기감이 번뜩 들었습니다.
그래서 아주 소심하게 재료를 담았어요. 고기도 추가로 주문해야 하니까요!
특히 면이랑 떡.... 을 마음껏 담지 못해서 조금 아쉬웠어요.
이런저런 사소한 투정이 있긴 했지만, 사실 마라샹궈를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서 어찌됐든 상관없으니 맛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부민동 라공방에서는 공기밥을 무한리필해서 먹을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대학교 앞이라 이런 건 메리트가 될 수 있겠네요.
한쪽 벽면에 "밥솥에 밥은 서비스 무한리필 드실만큼만 가져가세요"라고 적혀있으니 안심하고 퍼다가 드시면 되겠습니다.
전기밥솥 윗쪽에 그릇이 있고 주걱도 같이 있으니 셀프로 떠서 먹으면 돼요.
저는 포장으로 주문하면서 공기밥을 추가하려고 했는데, 추가 금액 받지 않고 밥 3개를 포장해서 넣어주셨습니다. 포장 공기밥도 무료로 주셔서 정말 좋았어요!
드디어 샹궈를 받아왔습니다! 행복합니다.♥
저는 주문할 때 맵기를 얼얼함은 최대치로 해서 주시고, 매운 맛은 보통보다 조금만 더 맵게 해달라고 요청을 했어요.
근데 주문 받으시는 분께서 그냥 매운맛 4단계로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그게 아니라 얼얼한 게 중요한디 말이죠.
주방에 계신 분께서 "그러면 화자오를 많이 넣어주겠다"고 하셔서 알겠다고 했고, 음식을 받을 때도 "화자오 잘 빼서 먹으라"고 말씀해주셨어요.
하지만 제 입맛에는 얼얼함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어요. 시무룩....
화자오를 대놓고 씹어먹어도 얼얼함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왜죠.....?
화자오도 종류마다 매운 정도가 다른데 여기 화자오는 향이 아주 아주 약한 것 같았습니다. 아무래도 대중적으로 접근하려면 이렇게 할 수 밖에 없으려나 싶었어요.
얼얼함은 이게 MAX인 것 같고, 다음엔 맵기를 그냥 매운 맛으로 해서 먹어보려고요!
(위의 의견은 화자오 향을 매우매우 좋아하고 즐기는 저의 입맛인 거고, 처음 드시는 분들 입맛에는 이것도 좀 거부감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취향 존중★)
공기밥에 샹궈 가득 올려서 와앙!하고 먹었습니다. 안에 마늘과 땅콩도 들어있었어요.
*** 며칠 뒤에 가서 또 마라샹궈와 마라탕을 먹고 왔습니다. 사진을 첨부해볼게요.
저보다 더 강력한 마라샹궈를 즐기는 친구와 갔기 때문에, 주문할 때 완전 엄청 얼얼하게 해달라고 요청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그럭저럭 만족스러운 정도로 얼얼했으나 친구는 그러지 못했네요. 그래도 맛있었어요!
화자오 자체가 얼얼함이 부족해서 아무리 많이 집어넣어도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확실히 대중성을 겨냥하는 느낌이지요. 저희가 계속 더 얼얼하게 해달라고 말씀을 드려서 왠지 진상이 된 기분이었어요. 조리사님 죄송합니다....
이번엔 마라탕도 같이 시켜봤습니다. 너무 많이 욕심을 부린 것 같네요. 여자 둘이 먹기에는 양이 좀 많아서 거의 다 남기게 되었습니다.
솔직한 평을 하자면 마라탕은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화자오향보다 숙주향이 더 강했어요. 국물에서 깊은 맛이 나지 않고 살짝 밍밍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다른 테이블 분들은 다 맛있게 잘 드시더군요. 사람이 많아서 이 날은 웨이팅도 있었어요.
확실히 사천요리를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는 좀 부족한 맛이고, 처음 접하는 분들한테는 꽤 맛있는 음식이 될 수 있을 듯 합니다.
저는 "마타랑"하면 재료를 많이 넣고 한가득 끓여야 한다고 생각해왔는데, 대학생분들은 각자 먹을 만큼 떠서 따로 따로 먹더라고요. 뭔가 신선하면서도 "나도 저렇게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방법이었어요.
마라탕으로 먹으니 상대적으로 가격도 매우 저렴했습니다.
라공방에 대한 전체적인 생각은, "대중적이고 한국인 입맛에 맞춘 프랜차이즈식 사천요리 식당"이라는 것입니다.
일단 저는 개인적으로 얼얼함이 부족한 게 좀 많이 아쉬웠고, 샹궈 가격이 더 비싸서 마음껏 재료들을 못 담은 게 불만이었습니다.
위의 두 가지 말고는 맛있기도 했고 재료들도 다 괜찮았습니다. 포장도 잘 되고 먹기에도 편했으며 특히 쌀밥이랑 먹기 아주 좋았어요.
정통 사천요리 식당이라고 하기는 좀 어려울 것 같고 그냥 프랜차이즈식이라고 생각하면 마음 편하게 먹을 수 있겠습니다.
저는 마라샹궈를 해주는 식당이 별로 없던 차에 이렇게 가게가 생겨난 것만으로도 기쁘고요, 앞으로 점점 더 부산에 사천요리 전문점이 많이 생겨날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다음엔 주방장님께서 좀 더 지독하게 얼얼한 맛으로 해주시길 바라면서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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