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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점점 날씨가 추워지고 있는 가을입니다. 2달 전만해도 폭염으로 힘들었는데, 어느덧 패딩을 꺼내입게 되는 계절이 되었네요.
가을이 되면 또 가을 제철음식을 먹어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여름부터 기다려왔던 꽃게철이 드디어 돌아왔답니다.
제가 알기로는 봄이 암꽃게철이기 때문에 알과 내장이 가득한 간장게장을 먹는 게 맛있다고 하고, 가을은 숫꽃게철이기 때문에 게살이 차올라서 꽃게찜을 먹는게 맛있다고 해요.
저랑 남자친구는 2년전쯤부터 가을이 되면 꽃게찜을 챙겨먹기 시작했답니다.
원래는 항상 먹으러 가던 꽃게찜 식당이 있었어요. 그런데 거기는 콩나물과 같이 양념을 해주는 곳이라, 이번에는 게의 순수한 맛을 느껴보자고 생각해서 아예 수산시장에 가보게 되었습니다.
원래 노량진을 가볼까 하다가, 제가 수서역에서 기차를 타야했기에 바로 근처에 있는 가락시장에 갔습니다.
지하철 3호선 가락시장역에서 내린 뒤 가락시장 가락몰로 올라오면 바로 이렇게 수산센터가 있습니다.
가락시장은 해산물 뿐만 아니라 육류, 과일, 채소 등 엄청나게 다양한 종류의 상품들을 파는 곳이었어요.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답니다.
내려서 많이 가야하나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수산센터는 지하철 역 바로 앞에 위치해있었어요.
아무래도 수산시장에 가게 되면 제일 걱정되는 게 파시는 분들 호객행위를 어떻게 물리칠 지, 그 정신 없는 틈에서 제대로 된 꽃게를 살 수 있을지, 바보같이 이상한 걸 사게 되지는 않을지 이런 것들이지요.
저희도 그런 게 걱정이 되서, 가락시장 수산물 현황을 알려주는 어플이 있길래 그걸 다운 받아서 확인도 하고, 얼마나 큰 꽃게를 얼마나 사먹을 지 계획하고 갔답니다.
물론 정신이 없어서 계획한 대로 하지는 못했지만요.
수산센터 안으로 들어가면 내부가 그렇게 크지는 않습니다. 노량진에 비하면 꽤 작은 규모이기 때문에 금방 둘러볼 수 있고, 선택지가 많지 않으므로 결정도 빨리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제대로 못 본 것일수도 있지만 10분 정도만 다 둘러볼 수 있었어요.
그 중에서 저희는 "서산꽃게"라고 팻말이 붙어있는 가게에서 꽃게를 구입했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가락시장 전체적으로 킹크랩, 대게, 랍스타를 파는 곳이 가장 많고 꽃게는 주력으로 하지는 않는 것 같았어요. 꽃게를 파는 곳이 많긴 했지만 '서산 꽃게'라고 적혀있는 곳이 눈에 띄길래 저 곳에 가서 구입했답니다.
저희가 구입한 곳은 가락시장 수산31호 정화수산이라는 곳이었습니다.
어플에서 봤던 그날 특대 사이즈 꽃게 시세가 1kg에 35000원 정도였고, 저희는 대자 꽃게들 총1.6kg에 57000원 정도를 주고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가리비도 먹고 싶어서 1kg에 20000원에 샀습니다.
서비스 많이 주겠다고 호객행위 하셨는데 서비스는 흰다리 새우 5마리 정도 주시더라고요. 그리고 조개 3개 정도 넣어주셨어요.
사실 남자친구가 작은 꽃게 한 마리를 큰 걸로 바꿔달라고 하니까 은근슬쩍 집게발이 떨어진 게를 넣어주시더라고요. 저는 몰랐는데 또 남친이 그걸 캐치해서 집게 붙은 걸로 다시 골라달라고 말했어요.
가리비도 작은 것들로만 1kg 채워주길래 큰 걸로 달라고 하니까 뚱한 표정으로 다시 와르르 쏟아부으시더라고요.
(좀 까탈스러워보일 수 있지만 저희는 가격이 나가더라도 제대로 먹고 싶었어요.)
그렇게 친절하지는 않았습니다만 꽃게를 너무 맛있게 먹어서 또 갈 것 같기는 해요. 어차피 어딜 가도 똑같을테니까요! 하하
여느 수산 센터가 다 그러하듯이 뒤에서 기다리시던 분을 따라서 윗층으로 올라가 초장집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저희가 간 곳은 "장원아구찜"이라는 곳이었고, 기본 세팅은 위의 사진처럼 나오는 곳이었어요.
상차림비가 기본 1인당 3,000원이고 매운탕 없을 시엔 5000원이었습니다.
저희가 먹은 게찜은 찜비가 1kg당 7,000원에 처리비가 5,000원이 있었어요. 가리비도 1kg이라 저희는 찜비만 2만원이 나왔답니다.
거기에 게딱지 볶음밥은 2천원, 구이류는 8000원부터, 볶음/무침류는 8,000원부터, 데침류는 7,000원부터였어요.
저희는 꽃게 1.6kg, 가리비 1kg, 이외에 서비스 새우를 쪄달라고 부탁드렸고 나중에 추가로 게딱지 볶음밥을 먹었습니다.
게딱지 볶음밥은 2인 이상부터 주문을 받아주십니다. 다 먹었을 때 초장집에서 39000원 정도가 나왔어요.
꽃게+가리비+초장집 다해서 11만원 가량이 나왔답니다.
새우와 조개, 가리비가 먼저 쪄져서 나왔습니다.
가리비도 관자가 부드러운 게 정말 맛있더라고요. 그런데 먹다보니 가리비가 안 익은 게 많아서 중간에 한번 다시 쪄서 갖다주셨어요.
새우도 노량진에서 먹었을 때보다 더 맛있게 쪄주셔서, 수산시장에서 서비스로 받은 새우 중에 제일 맛있게 먹었어요.
보통 초장집 직원분들이 늘 불친절했었는데, 여기는 안 익은 것 같다고 하니 걱정하시면서 확인해주시더라고요. 직원분들이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도 친절하셔서 좋았습니다.
가리비 관자가 커서 한번 가위로 자른 다음에 초장에 찍어먹으니 정말 맛있었어요. 사실 저 커다란 조개는 별로였습니다.
대망의 꽃게찜입니다!
근데 사진은 아무리 잘 찍으려고 해봐도 이상하게 나오더라고요. 총 4마리였고 반으로 잘라서 가져다 주십니다.
꽃게등딱지도 갖다주셨는데 나중에 볶음밥 먹을거라고 하니 다시 가져가셨어요.
볶음밥 2개 할거니까 등딱지 2개는 내장 먹게 달라고 했더니, 내장이 부족해서 전부 볶음밥에 부어야 한다고 하시면서 가져가셨어요.
꽃게찜은 정말 부드럽고 살이 가득했으며, 달달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맛있고 풍미가 있었답니다.
가득 차있는 살이 보이시나요. 젓가락으로 스윽 파내면 살이 와르르 쏟아졌답니다. 살이 어쩜 이렇게 달달한 지 모르겠어요.
보통 꽃게는 다리에 먹을 살이 별로 없는데, 이 날은 다리에도 살이 제법 있어서 다 꺼내서 먹었어요.
남자친구는 꽃게살도 소주도 같이 마셔주었고요. 정말 이런 게 사람 사는 행복이구나 싶은 맛이었습니다. 돈 벌어서 이런 데다 쓰는 거지요. 행복이 뭐 별거 있나요. 하하
아,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꽃게 살 발라먹는 도구 같은 걸 따로 주시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냥 젓가락으로 파먹으려니까 조금 번거로웠네요.
근데 꽃게전문점이 아니기에 없을 것 같아서 따로 요청하지는 않았습니다.
주문한 게딱지 볶음밥도 나왔습니다. 근데 저희 기차시간이 다 되어서 이건 거의 다 남기고 나왔어요.
사실 꽃게 먹으면서 진작에 주문을 했었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안 나와서 몇번이나 다시 물어봤거든요. 곧 나온다, 곧 나온다 하셨는데 결국 나가야 하는 시간 바로 직원에 주셔서, 네 숟갈 정도 먹다가 나왔습니다.
볶음밥은 내장 맛은 거의 나지 않았고, 땡초 향이 강하게 났습니다. 볶음밥 자체로 맛은 있었습니다만 내장맛이 별로 없어서 저는 아쉬웠어요. 그리고 볶음밥인데 밥이 좀 질었답니다.
이상 가락시장에서 꽃게찜을 사먹은 후기였어요. 이런저런 불만도 있고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꽃게가 정말 맛있었기 때문에 아직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답니다.
꽃게 또 먹으러 가고 싶다고 남자친구도 항상 얘기해요.
가을이고 하니 더 늦기 전에 꽃게찜이랑 제철 해산물 드시러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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