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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2017년 여름 마카오 여행 때 갔었던 "성바울 성당의 유적"과 그 근처의 카페 "싱글 오리진"에 다녀온 후기를 적어보겠습니다.

저희는 마카오 여행 둘째날에 마카오 반도에 가서 세나도 광장과 성도미니크성당을 구경하고, 성바울 성당에 가기 위해 걸음을 옮겼습니다.

확실히 호텔과 공항이 있는 타이파 빌리지와는 다른 분위기의 동네였어요. 오래된 문화유적들이 많은 곳이고, 또 도시가 오래된만큼 낡은 건물들의 세월의 흔적들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식당과 카페들 선택지가 다양하고 가격도 호텔 레스토랑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해서 좋았습니다.

세나도 광장에서 성바울성당의 유적으로 가는 중간에 길을 잘못들어 완전 다른 곳으로 가기도 했었습니다만, 다시 지도를 보면서 차분히 찾아갔더니 그리 어려운 위치는 아니었습니다.

사실 저는 골목길 구경하는 걸 좋아해서, 길을 잃은 덕분에 마카오 구시가지 골목 골목을 다녀볼 수 있어서 좋았답니다.

딱히 목적지 없이 걸어도 건물과 골목길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곳이었어요.

초반에 제가 골목길 구경하느라 지도를 안 보고 그냥 걷고 있었는데 친구들이 저만 따라서 그냥 무작정 걸어서 이상한 길로 가고 있던 거였어요. 다시 지도를 꺼내서 성바울성당의 유적으로 향했습니다.

세나도 광장에서 성도미니크성당을 지난 뒤 오르막길을 따라 쭉 올라가야 나오는 성바울성당의 유적입니다.

위치는 그리 멀지 않습니다. 세나도광장에서 성도미니크 성당까지가 3~5분 정고 걸리고, 성바울성당까지는 걸어서 15분 정도 걸렸습니다. 저희가 구경하면서 느긋하게 가기도 했고 또 사람이 굉장히 많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린 부분도 있습니다.

성바울성당으로 가는 오르막길 도중에 관광객에게 많이 알려진 육포거리가 있어서 길 전체에 육포, 과자 등을 파는 가게가 줄지어져 있습니다. 거기에서 마카오의 유명한 기념품인 아몬드 과자와 육포를 구매하실 수 있답니다.

여기가 바로 육포거리 입구이고, 이 길을 쭉 돌파해서 끝까지 가면 성바울 성당의 유적에 도착할 수 있답니다.

호객행위도 많이 하고 시식 코너도 많아서 빨리 지나갈 수가 없는 곳이에요. 관광객도 엄청 나게 많고요.

저희도 나중에 여기에서 아몬드 과자를 많이 샀답니다.

아몬드 과자를 구입할 때 일정 금액 이상이 되어야만 카드로 계산할 수 있었어요. 저는 그 금액을 채우지 못해서 현금으로 모두 계산을 해야 했답니다.

그래서 그 뒤로 현금 거지인지라 제약이 참 많았어요. 이상하게 현금 다 떨어지자마자 그 뒤로 가는 곳들 다 현금 계산만 받는 신기한 현상이 일어났어요.

기념품 구입하실 때 현금이랑 카드 사용 분배를 염두에 두고 하시길 바랍니다. 직원분께 카드로 계산하려면 얼마 이상이어야 하는지 여쭤보시는 게 좋겠어요.

수많은 인파를 지나 골목이 끝날 때쯔음부터 보이는 성바울성당의 유적입니다. 벌써부터 멋진 분위기를 뿜어내고 있었어요.

앞쪽에 사람들이 보이시나요. 정말 좁은 골목길 가득히 사람들이 있었어요. 성당이 보이기 시작하니까 왠지 모를 해방감이 느껴질 정도였답니다.

길을 안 잃어버리고 곧장 찾아갔으면 훨씬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날씨가 더워서 조금 지치기도 했거든요.

부디 다른 분들은 지도를 보면서 한번만에 잘 찾아가시기를 바랍니다.

성바울성당의 유적 Ruins of St. Paul's​

이곳은 17세기 초 이탈리아 예수회 선교사들이 설계하였고, 1637년부터 20여년간 종교 박해를 피해 도망 온 일본인들이 건축했다고 해요. 당시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유럽풍 성당이었답니다.

1835년에 의문의 화재로 정면과 계단, 일부 벽과 지하실을 남기고 모두 소실되었습니다. 건물 뒷쪽에는 성당 터가 있고, 건물 정면에는 천사와 꽃에 둘러싸인 성모 마리아, 포르투갈의 범선, 머리 일곱 달린 용, 중국식으로 묘사된 사자 등 성서 속의 이야기가 조각되어 있습니다.

성당 지하에는 작은 종교 예술 박물관이 있는데, 그곳에는 성당 원형을 복원한 모형과 카톨릭 관련된 회화, 성화가 60여점 전시되어 있다고 합니다.

성당 유적 앞 계단에 앉아 잠시 쉬면서 내려다 본 풍경입니다. 새로운 현대식 건물들과 오래된 낡은 아파트들이 한 눈에 들어왔어요.

저에게는 굉장히 이색적으로 다가왔던 마카오 도시의 풍경이에요. 여기 계단에 앉아서 사람들이 사진도 찍고, 휴식도 취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인지 성당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싶은데 계속 사람들이 배경에 등장했어요.

유명한 관광지인만큼 역시 다른 관광객들이 안 나오게 사진을 찍을 수는 없나봐요.

어쩜 이렇게 정면부만 남았을까요.

성당의 조각들을 보니 예전에 미학이랑 미술사학 열심히 공부했던 때가 어렴풋이 떠올랐네요.

생각보다 훨씬 정교하고 섬세해서 감탄했어요.

더불어 유럽에 가서 한번 성당 건축물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성바울 성당의 유적 후면부입니다.

건물이 그대로 온전히 남아있었다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또 여기가 특별한 관광지로 남을 수 있었던 건 정면부만 남아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네요.

참 독특한 분위기를 풍겼던 성바울 성당의 유적입니다.

 

성바울성당의 유적 앞에서 기념품을 사고, 아몬드 과자도 잔뜩 사고 나니 그제서야 이제 커피 한잔 마셔볼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날이 꽤나 습하고 더워서 많이 지쳐있던 상황이었습니다. 바로 눈 앞에 스타벅스가 있긴 했지만 이 지역만의 카페에 가보자! 하는 생각으로 이곳 저곳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친구가 알아본 카페에 갔더니 휴일이라서 그냥 아무데나 가려고 하다가, 친구가 그 자리에서 다시 열심히 검색을 해서 "싱글 오리진"이라는 카페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싱글오리진은 성바울성당의 유적 근처에 있어요.

저희는 카페 여기저기 찾아본다고 세나도 광장까지 돌아간 상태에서 다시 먼 길을 걸어 싱글 오리진까지 갔답니다.

세나도 광장에서 큰 길을 따라 쭉 걸어간 뒤 골목 안으로 한블럭 들어가면 싱글오리진 카페가 있습니다.

좁은 골목 주거단지 안 길 모퉁이에 있습니다.

생각보다 카페의 크기가 정말 작고 아담했습니다. 1층에는 손님이 바글바글해서 좁은 계단을 따라 다락방 같은 2층으로 올라갔어요.

1층에는 자그마한 바가 있고, 그 앞으로 4~5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있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사람이 꽉 차 있어서 정말 놀랐어요.

안으로 쭈욱 들어가면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있습니다. 계단이 좁고 가파르기 때문에 뭔가 비밀 다락방으로 올라간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왠지 은밀한 공간에 들어가는 느낌이 새로웠네요. 2층도 1층과 마찬가지로 많이 비좁았습니다.

마카오 카페 싱글 오리진 Single Origin 의 메뉴판입니다. (2017년 7월 기준)

윗층에서 메뉴판을 보고 결정한 다음 다시 내려가서 주문하면 됩니다. 당시에 현금 결제만 됐었습니다.

저는 Seasonal Single Origin Bean을 주문했어요. 싱글 오리진 자체 블렌딩한 원두를 핸드드립으로 내려 아이스로 주는 방식이랍니다.

55마카오달러에 세금 붙었으니 한국 돈으로 치면 7~8000원 정도 하는 셈이네요.

카페가 정말 좁았는데 손님은 가득 차 있었어요. 대략 2층에 5테이블 정도 됐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책 읽는 손님도 있고 공부하는 손님도 있어서 저희는 조용 조용히 수다를 떨었어요.

테이블 간에 간격도 엄청 좁아서 목소리 큰 사람이 떠들면 가게가 꽉꽉 차고 넘쳐날 것 같은 분위기였어요.

시끌벅적한 분위기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안 맞을 것 같네요.

주문한 커피가 도착했습니다.

커피가 든 컵은 굉장히 조그마한 동으로 된 잔이었고, 안에 커피와 아이스볼이 들어있었어요.

그리고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세트로 물 한 컵을 같이 내어준답니다.

제 생각에 커피가 굉장히 진해서, 쓰게 느껴지면 물을 타마시라고 한 것 같아요.

커피 컵의 재질 때문인지, 커다란 아이스볼 때문인지 시간이 지나도 커피가 아주 차갑게 유지되어서 좋았습니다.

커피는 굉장히 진하고 신맛이 강했습니다. 커피인데도 조명 때문인지 색깔이 참 예뻤어요.

사실 처음 딱 한 모금 마셨을 땐 시고 쓰다!는 인상이 강했는데, 얼음이 조금씩 녹고 맛에 적응하다보니 커피가 엄청 맛있게 느껴졌어요.

덥고 습해서 굉장히 기운 빠져있었는데 점점 기운이 돌아왔답니다. 히히

원래 커피를 마실 때 초코향 나는 쓴 맛을 선호하는데, 싱글 오리진에서 맛있는 신 맛 커피를 접한 이후로는 점점 신 맛 커피의 매력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신 맛 나는 커피는 절대 안 시켰었는데 이제는 잘하는 카페 가면 '한번 마셔볼까?' 하는 정도로 바꼈어요.

이런 식의 변화는 참 기분이 좋아요. :-) 여행을 통해서 세상을 대하는 시야와 태도가 확장되는 느낌이요!

 

어쨌거나 싱글 오리진은 원두 자체도 좋고 핸드드립도 잘 하는 집이었습니다. 성공적

다음에 마카오에 한번 더 가게 된다면 여기 가서 또 이 싱글 오리진 핸드드립을 마시고 싶네요.

아. 물론 "Seasonal"이었기 때문에 다음에 가면 신맛 나는 원두가 아닌 다른 맛일 수 있겠지만요. 

먼 길을 돌아돌아 찾아왔지만 스타벅스 안 가고 꾸역꾸역 찾아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잘했다!

 

저희는 마카오 반도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다시 타이파 빌리지 쪽으로 이동했습니다.

마카오에 놀러가시면 성바울 성당의 유적도 보시고 싱글 오리진에서 커피 한잔 하시는 코스 추천해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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